예술공간 봄 개관기념 - 폭탄(Bomb)전

일시 ; 2014, 6, 13, 금 - 7, 12, 토
장소 ; 예술공간 봄 1층, 지하 전시실
작가와의 만남 ; 2014, 6, 13, 오후 5시

  기획의 글                                                                                     

폭탄(Bomb)_해체로부터 생산으로
김성호(미술평론가, 개관기념전 초빙큐레이터)

이 전시는 대안공간 눈의 10주년 기념을 맞이하면서 새로이 출발하는 예술공간 봄(Bomb)의 개관기념전으로 기획되었다. 이층의 주택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해서 개관하는 예술공간 봄의 네이밍(naming)은 그것의 음성적 차원으로부터 유발되는 3가지의 의미를 다음처럼 지닌다.

1,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출발점으로서의 봄(spring),
2,시각예술의 관람 행위로서의 봄(seeing),

3, 급격한 파괴, 해체로부터 생성되는 또 다른 막강한 힘의 근원적 생성력으로서의 봄(bomb)

이번 전시는 마지막 의미항, 즉 ‘폭탄’을 화두로 삼아 예술공간 봄의 개관전을 마련한다.

우리의 전시 주제인 ‘폭탄(bomb)’은 마치 축포를 올린 불꽃놀이의 ‘화약(火藥)’과 같은 원시적 폭탄으로부터 재건축을 위해 건물의 해체를 도모하고자 하는 ‘고성능 폭약(TNT)’, 더 나아가 냉전시대 인명 살상용으로 만들어져 히로시마에 투척된 바 있는 전쟁기계로서의 ‘원자폭탄’, 그 보다 더 강력한 메가톤급 무기로서의 ‘수소폭탄’에 이르기까지 축하와 향연, 재건과 복구, 전쟁과 폐해를 오고가는 긍정, 부정의 정신이 한데 뒤섞여 있다.

1950년대 TV의 위세에 눌려있던 영화가 헐리우드의 대규모 산업으로 조직화의 붐을 일으키며 등장시킨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용어가 원래 2차 세계대전 중 영국군에 의해서 사용된 4.5톤급의 폭탄으로부터 유래했음을 상기할 때, 우리의 개관기념전 주제 ‘폭탄’(bomb)은 유의미할 뿐만 아니라 의미심장하기조차 하다. 폭탄이 유발하는 폭발이란 운동은 우리를 쇠락과 침체의 장으로부터 활발한 생산의 장으로 이동시킨다. 마치 시가지의 한 블록을 모두 날려버릴 만한 위력을 선보였던 폭탄 ‘블록버스터’처럼 우리의 전시주제 ‘폭탄’은 순식간에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기존의 고답적 상태와 형세를 일거에 재편하는 폭발의 효과를 기대한다.

물론 우리의 폭탄은 있던 것을 깨부수고, 해체시키는 ‘파멸’을 종착지로 삼지 않는다. 단지 그것이 필요하다면, 종국의 목적인 ‘생산을 위한 과정’으로 삼을 따름이다. 우리는 그것을 ‘부정으로부터 긍정으로의 의미 전이(轉移)’라 부를 것이다. 비유적으로 말한다면, 우리의 전시 주제 ‘폭탄’에 부여된 지향점은 해체, 폐해, 멸망의 문자적 언어들로부터 부활하는 음성적 언어들이다. 그것은 절대자의 재림과 이상적 유토피아의 헛된 약속을 기다리면서도 그것의 도래(到來)를 끊임없이 연기하면서 단지 오늘에 충실하려는 음성적 언어들의 수다스러움이다. 그것은 ‘폭발 이후의 파멸’이기보다는 그것을 딛고 일어난 생산, 즉 ‘폭발 이후의 생산’이다. 즉 우리의 전시 주제 ‘폭탄’은 과거를 뒤돌아보고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현재(적 미래)를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는 ‘생산 없는 최후의 유토피아’를 지속적으로 미루어두면서 ‘생산을 지속적으로 잉태하는’ 이 시대 미술가들의 다양한 수군거림이라 할 만하다.

비유적으로 설명한 상기의 전시 주제는 지하1층, 1층, 2층과 마당, 옥상과 광 등 기존의 가옥을 바탕으로 리모델링된 공간 속에서 초대작가 9인의 해석으로 다음처럼 펼쳐진다.

일촉즉발의 폭발을 암시하는 폭탄 형상의 조각(임종욱), 폭발의 과정과 결과를 작가 특유의 해석으로 선보인 서정적인 설치(경수미), 조각체의 위협적 형상을 내면에 은닉한 채, ‘잠재적 폭탄’의 의미를 드러낸 의자 모양의 묵직하고 산뜻한 조각(김운용), 덩어리부터 풀려가는 철조망을 허공에 띄어 올리고 바닥에 먹물을 입힌 물을 가득 채운 한 편의 묵시론적인 설치(김성배), 파괴, 해체를 조형의 언어로 삼아 해체 뒤에 생산된 인간의 형상을 담은 회화(김희곤), 선문답과 같은 텍스트를 바람으로 불어 일으켜 세우고 눕히기를 거듭하는 개념적 키네틱아트(이탈), 수집된 사물에 부여된 오랜 기억의 흔적을 되새김질하고 그것을 길어 올려, 기억폭탄으로 재생산하는 설치(이윤숙), 관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전제로 연신 뻥튀기를 만들어 날리는 커뮤니티아트를 표방한 설치(이경호), 말 그대로 ‘꽃폭탄’과 같은 꽃의 찬란한 향연을 선보이는 영상(유지숙)

초대작가 9인의 생동감 있는 육질의 언어들이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지켜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폭탄이 해체로부터 생산으로 전이하듯이, 이번 전시가 10주년을 맞이하는 ‘대안공간 눈’의 해체적 중간 점검표가 되길 기대하며, 이 옆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예술공간 봄’의 출발과 새로운 생산을 기념하는 멋진 축포가 되길 기대한다.


경수미작 / 끝도 시작도 아닌 / 가변크기 / 닥섬유에 먹/ 2014


김성배작 / 아이러니-출입금지 / 가변크기 / 철조망, 빗물과 먹물 / 2014


김운용작 / M-2014613 / 가변설치 / 철 / 2014


김희곤작 / 세상의 모든 빠삐용을 위한 드로잉 / 77.5*107.5cm, 4pieces / Acrylic on paperboard with light / 2014


유지숙작 / 봄은 지나가고 다시 온다 / 4'52 싱글 채널 / 2014


이경호작 / Miracle! 하늘에서 내린 만나!/ 뻥튀기, 봉다리, 영양쌀, 뻥튀기기계, 손거울, 어망, 잠자리채, TV모니터, 조중동신문, 현수막 /2014


이윤숙작 / 이 집의 흔적들-기억의 공간 / 가변설치 / 혼합재료 / 2014


이탈작 / THIS WORK HAS NO IDEOLOGY / 가변적 설치 / 소형시크로팬 21개, 적외선 센서, 릴레이, 인터렉티브 장치 / 2014


임종욱작 / 무제 / 60*60*60cm / 스틸 용접 / 2014

참여 작가

경수미, 김성배, 김운용, 김희곤, 유지숙, 이경호, 이윤숙, 이탈, 임종욱
본 전시는 예술공간 봄에서 기획하였으며,
전시는 오후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없습니다.

문의 ; 예술공간 봄(031-244-4519)
442-180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231-3
www.spacenoon.co.kr
메일 ; spacen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