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윤숙의 명상 - 삶에 대하여

서울전시 - 일시 ; 2007, 10, 24 수 - 10, 30 화
장소 ; 큐브 스페이스(02-720-7910)
오픈초대일시 ; 2007, 10, 24 수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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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시 - 일시 ; 2007, 11, 13 화 - 12. 2 일
장소 ; 대안공간 눈 (031-244-4519)
작가와의 만남 ; 2007, 11, 17, 토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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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look 홍보자료

명상 - 삶에 대하여   ;  정 형탁(예술학, 전시.출판기획자) - English

 

  ‘삶에 대하여’란 부제를 단 이번 개인전은 2004년 개인전 <숨 · 쉼>전의 흐름을 잇고 있다. 그러한 정황은 여럿 보이는데, 우선 삶, 생명, 자연을 대하는 시선의 느슨함이 그러하고 작품의 겉을 구성하는 소재의 유사성이 그러하고 단순함의 구도가 주는 서정의 두드러짐이 그러하다. 작품에서 거죽만 벗겨 놓으면 속살은 같아 보인다.

작가에게 ‘명상’이란 주제는 정확히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삶의 강박에서 잠시 탈피하기 위한 인도와 네팔 여행 이후 시작된 ‘명상’시리즈는 그해 <명상-삶의 에네르기>라는 개인전으로 태어난다. 다소 집착적인 삶의 방편, 서사적이고 계몽적인 시선이 강했던 그 이전 작품에 비하면 이 전시 이후 작품의 형식과 작가의 시선은 한결 여유로워졌다. ‘삶을 대범하고도 의연하게 바라보는 시야의 확장’에서 온 여유로움의 시선은 2004년 아홉 번째 개인전 <숨․쉼>전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여유로움의 테두리는 ‘숨과 쉼’이 ‘목숨’과 ‘생명’의 관계와 길항한다거나 무릇 모든 숨쉬는 것은 생명의 본성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보듬는다는 점에서 작가가 지속해 왔던 주제와도 이웃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품은 크게 병과 책의 형태를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나뭇가지가 달라붙었다. 소주병, 맥주병, 와인병 등 실제 병을 청동으로 주조한 후 여기에 실제 새순이 한껏 차 있는 나뭇가지가 붙거나 숫제 병 자체가 나무화 된다. 또한 청동으로 만든 책의 펼친 면이나 책등에서 생명의 싹을 가진 나뭇가지가 솟아오른다. 나무와 돌 등 이전 작품들이 자연물에 토대를 두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소재의 외연이 더 커졌고 그만큼 생명이나 순환의 관계망의 지름도 커졌다.

생태학(ecology)을 두루뭉술하게 모든 생명체의 관계(relationship)의 망이라고 한다면 병이나 책이 나무와 결합하거나 나무라는 형태로 바뀌는 방식은 사실 이러한 생태학의 망을 한참 벗어난다.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나뭇가지, 이파리, 옹이 등이 생태나 생명으로 도약하는 건 도약하는 것만큼 위험하다. 오히려 병과 나뭇가지, 책과 이파리의 관계는 이질적인 만남을 유도한 달리나 마그리트 등 서구의 초현실주의자들과 가깝다. 그러나 해석학적 지평에서 작가가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던 순환, 생명, 여성의 개념들과 이번 작품들을 떼어낼 수 있을까. 없다고 본다.

또한 작가가 첫 개인전에서부터 이번 개인전까지 흙, 나무, 돌 등 자연물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 전시 주제인 ‘명상’이 주는 순환과 윤회의 관점 등을 해석의 곁가지에서 일부러 도려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점은 서로 멀찍한 오브제와의 만남을 통해 드러나는 사물의 계시성(epiphany)에 주목해야하는 지도 모른다.  

‘병’이라는 오브제는 병의 외양을 닮은 입술소리 ‘ㅂ’과 술이 들어가는 목구멍을 닮은 목구멍소리 ‘ㅇ’으로 이루어졌다. 병이 갖는 이러한 언어적 성질과 술을 담는 그릇으로서 도구적 성질은 작가가 애초부터 지속해 왔던 자연이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는 객쩍다. 그러나 그 어색함과 멀찍함이 오히려 병치의 효과를 살찌운다. 이 어색함은 깨진 병, 찌그러진 병, 폐기처분된 병이 나무라는 외관과 결합하면서 생기는 파장이다. 이러한 파장은 시각적 재미와 함께 환경, 생명, 순환 등 ‘대지의 드러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나무의 살을 깎아 만든 책이 다시 제 살을 틔운다는 순환의 논리는 사뭇 종교적 윤회나 참자아를 찾는 여정을 연상케 한다. 이는 무념이나 무상의 종교적 차원으로도 해석되나 삶의 윤회나 생명의 원리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렇듯 병, 책, 나뭇가지 등이 엮는 시각적 충돌은 인식론적 차원을 벗어나 사물의 존재론적 차원에 닿아있다. 이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작가가 그만큼 예술가로서나 생활인으로서 시선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졌다는 말일 것이다.  

 











작가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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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는 대안공간 눈에서 기획하였으며,
전시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없습니다.

문의 ; 대안공간 눈(031-244-4519 / 010-4710-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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