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봉철의 투명한 표면(Transparent Surface)전
일시 ; 2010, 10, 22. 금 - 10, 31, 일
장소 ; 대안공간 눈 1 전시실
작가와의 만남 ; 2010, 10, 22, 토,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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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투명함은 자신의 본질이 가장 드러나는 순간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다.'

● 투명함을 자신의 주요한 속성으로 가지고 있는 유리는 근본적으로 모순적이고 역설적이다. 유리는 매우 약하지만 견고하고, 화려하게 아름다운 동시에 순식간에 피부를 깊숙이 파고들만큼 날카롭고 공격적이다. ● 나는 작업을 통해 개인적 사건이나 감수성 혹은 사회적 메시지 등을 다루기보다는 재료(유리)의  속성(물성) 자체를 미술의 형식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다루는 주제는 '투명성'이다.  투명성(transparency)이라는 개념은 '너머 보이다'라는 어원의 즉물적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다. ● 이 작업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전제한 것은 투명성을 '실제적'(S. Giedion), '현상적'(Robert Slutzky &Colin Rowe) '언어적' 투명성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 전개한다는 것이다.  유리를 통해 확장된 의미의 투명성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신봉철

서 문 ; <투명한 표면>  ; 김 은신(미술이론)

    우리는 흔히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할 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라는 표현을 쓴다. ‘발등이 찍히는’ 상황이 되면 다른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 보다 마음이 씬 더 아프다. 내가 평소에 그 사람의 겉뿐 만 아니라 속까지도 ‘알고 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투명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불투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사람들은 그 속에 자신의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누군가를, 또는 어떤 것을 알아가고 경험할수록 자신이 그에 대해 점점 확실히 안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선입견이었음을 그제야 곱씹게 되는 것이다.   ‘투명한 표면’ 전은 이러한 투명함 뒤 때때로 드러나는 불투명함을 선보인다. 작가 신봉철은 유리를 사용하여 투명한 모순을 작품에 담았다. 여기서의 투명함은 보다 확장된 의미로서 작품에서 보이는 유리 자체의 투명함 뿐만 아니라, 투명함과 불투명함 사이 빚어지는 인식의 모순 속에 본질을 재고하는, 인식적 차원의 투명함을 뜻한다. 너무나 익숙해져 투명하게 보였던 것의 불투명함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투명함을 재고해보는 것이다.

   겹겹이 세워진 유리 큐브는 보는 위치에 따라 투명함과 불투명함을 교차하며 드러낸다. 투명하여 안을 훤히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불투명한 잔상이 틈입되어 나타난다. 훤히 보일 듯 하여 일견 그 속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속의 각각은 우리가 보는 것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작품 Love, Faith, Hope는 언어의 뜻과 형식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미묘함을 통해 이 관념들에 대한 본질을 곱씹는 단초를 제공한다. 단어들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초록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글자에 가까이 다가가면 우리는 글자의 실상을 알게 된다. 유리의 파편들이 뾰족한 날을 세우고 보는 이들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명백하게 보이는 큰 글자들, 우리의 두뇌에 자연스레 인식된 단어들의 뜻, 그러나 정작 그것을 가까이 보았을 때 나타나는 날선 형식. 이로부터 발생하는 내면과 표면의 상충은 인식과 시각의 서늘한 괴리를 가져온다. 이 둘의 간극은 단어들이 지칭하는 관념인 사랑, 희망, 믿음이 실제 우리 삶에서 어떠한 양면성을 가지고 다가오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백조는 하얀 새인가?  단어의 의미만 따지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통상적인 우리의 경험도 이를 지지한다. 그러나 1770년,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 흑조를 발견했을 때, 백조가 하얗다고 알고 있던 사람들의 신념은 깨졌다. ‘백조’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분류에 하얀 새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블랙 스완(Black Swan)'은 사람들이 예부터 믿어왔고 지지했던 지식이나 신념의 체계가 단 하나의 반증으로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예다. 나심 탈렙은 <블랙 스완>에서 “극히 예외적이며 알려지지도 않았고 또 가장 가능성 없어 보였던 블랙 스완에 의해 세상은 지배된다.”라고 말했다. 명백히 진실이라 믿는 것에서도 언제나 반증 가능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실, 진실, 상식이라는 확고한 듯한 토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투명한 듯 하지만 그 속에도 언제든 불확정적이고 불투명한 블랙 스완이 존재할 수 있다. <투명한 표면>전은 투명한 표면 너머 존재할 수 있는 모순을 담아 당신에게 다가간다. 작품들이 건네는 투명한 모순을 보며 사람들은 자신만의 블랙 스완을 만나고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colored panels / 300x160cm / 판유리에 프린트 / 2010

 
cubes.500x200cm 가변설치 .접합유리.2010


grow old with me / 600 x230cm / 파유리 / 2010


love faith hope detail


 love faith hope / 150x150 / 파유리 / 2010

작가 경력

신 봉철 ; 국민대 도자공예과 졸업, 한예종 조형예술과 전문사 수료 ; 자세한 경력 보기

본 전시는 대안공간 눈에서 기획하였으며,
전시는 화요일- 일요일까지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없습니다.

문의 ; 대안공간 눈(031-244-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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