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관의 <EXTINCTION 소멸>展 Review


대안공간 눈 1전시실
2014년 3월 1일 - 3월 14일

글. 이사라(대안공간눈 코디네이터)

 

  서병관의 EXTINCTION展은 불완전함, 혹은 불완전함에서 완전함으로 거듭나려하는 인체의 부분들이 주를 이룬다. 인체의 온전한 모습이나 이상적 아름다움을 지닌 인체의 모습 혹은 욕망으로 가득찬 인체의 모습은 아니다. 빈 껍데기, 유기적 패턴으로 인체 형태를 단단하게 둘러싼 틀로서 껍데기만이 존재한다. 전시의 제목 ‘EXTIONCTION-소멸’이라는 한 단어는 작가의 느즈막한 첫 개인전에 대한 모든 의미를 함축한다.

  무량수기라는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없을 무 無, 헤아릴 량 量, 물 수 水, 그릇 기 器, 無量水器(무량수기). 2004년 어느날 문득, 작가가 창조해낸 이 사자성어는 굴곡이 많았던 그의 삶 속에서 스스로 얻어낸 교훈이다. 무량수기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그릇에 담긴 물은 헤아릴 수 없다' 라는 뜻이다. 그릇의 형태는 장소와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물은 그 고유성질 그대로 존재한다. 물은 담긴 그릇에 따라 그 형태만 바뀔 뿐 물의 본질 그대로를 유지하고 그 본질만은 변질되지 않기 때문에, 동시에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이치를 사람에 비유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떠한가? 사람 역시 어떠한 옷을 입는지에 따라, 어느 상황과 환경에 처하는지에 따라 그 가시적 형태는 변화한다. 하지만 사람의 본질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고유성질 그대로 인 것이다.

  이번전시의 인체조각은 완벽한 형태는 아니지만 인체를 부분적으로 표현함으로서 그릇이라는 용도로 인체를 사용한다. 작가가 인체라는 그릇에 담고자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량수기와 더불어 작가는 진실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바른 사람이 진실성을 갖고 사람을 대하듯 작업을 하는 작가는 진실성을 갖고 예술활동에 임해야하며 작품안에는 무엇보다도 진실성을 담는 것이 필수조건임을 강조한다. 작가는 인체라는 그릇안에 진실성이라는 그의 철학을 담는다. 그가 말하는 진실성은 무엇인가? 작가는 무량수기라는 신념을 그의 작업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인생의 여러고비와 시련 후 만들어낸 ‘무량수기’ 사자성어 자체는 그릇에 담긴 물은 헤아릴수 없다라는 의미지만 작가 스스로에게 '사람 자체가 그릇이 되자'라는 신조로서 인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다른 물질과는 다르게 사람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담고 사느냐에 따라 그사람의 실제 가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더나아가 작가는 인간의 가시적 형태와 비가시적 형태의 일치를 추구한다. 그릇에 담긴 물의 양은 헤아릴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그 물과 그릇이 일치가 된다면 그만큼 이상적인 것은 없다는 말이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겉다르고 속다른 사람의 모습’이 아닌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의 모습을 작가는 간절히 원한다. 이것은 작가 스스로가 말하는 파란만장한 자신의 삶 속에서 겪었던 사람들과의 관계속의 회의감과 고충을 보여준다. 그 그릇을 가득채우는 생각은 그사람의 실제의 삶과 모습이 된다는 작가의 확신있는 이 사자성어는 작가의 작업의 기초적 기반이 되어 풀어나간다.

“인간의 육체 즉, 외면은 인간의 내면과 연결 되어있다. 다만 보이는 대상과 보여 지지 않은 대상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외면의 소멸은 내면의 소멸과 다르지 않고, 내면의 소멸은 외면의 소멸과 다르지 않다. 내 작품의 육체는 곧 그 내면을 표현한다. 인간의 육체는 유기체이며 유기적이며, 그 유기체는 인간의 내면과 유기적 관계이다.”
- 서병관의 작가노트 中

  그의 작품은 인간의 외면을 표현한듯 싶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그 내면을 표현함으로서 인간의 내면과 육체는 유기적 관계 그리고 외적인 모습과 내적인 모습의 일치를 보여주고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간의 내면을 타자가 바라볼때는 타자 자신의 주관적 생각과 경험으로 바라보는 본질에 대한 왜곡과 변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외부와의 소통의 단절과 소외 상실감 고립등을 야기시킨다. 전시의 주를 이루는 <Extinction 소멸 Ⅰ, Ⅲ, Ⅳ>등의 소멸시리즈는 외면과 내면의 일치하는 이상향으로서 표현되지만 현실속에서 발생하는 현대인들의 소외와 고독감 등으로 인한 소멸을 형상화한다. 외면과 내면의 유기적 형태로서 인체의 형상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작가가 원하는 진실성을 담지만 인간의 소외, 상실, 불소통 등 인간의 불가시적 내면을 육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그 육체가 소멸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소멸속에 하나의 해결책이 있다. 전시장 가운데 설치된 <소통의 부재>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세상과 타인을 바라볼때 나만의 육체의 눈을 통한 관점이 아닌 불가시적 관점으로 내면을 바라보아야 한다. 내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내가 받아들이고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믿는 작가의 소망은 소통을 통해 소멸되가고 있는 인간관계의 회복을 꿈꾸는 것이다. 현대인간관계의 부작용의 결과인 소멸이라는 부정적 시각 가운데 소통이라는 하나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 <생성 -creation>을 제시함으로서 인간관계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생성-creation>은 이번전시의 전체적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서 이번 전시의 시작이 소멸이라면 <생성(cration)>이라는 제목으로 마무리 짓는다. 소멸이라는 어둠속에서 탈피하기위한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고려해 온 이야기가 완성된다. 거의 비슷한 형태의 <소멸>과 <생성>은 마치 서로 이야기 하듯 서로를 바라보며 전시되어있다. 소멸 뒤의 소통이라는 해결책 그리고 생성이라는 결과까지, 그리고 작가의 소망, 가식적 유대관계로 인한 소멸되어가는 우리 사회에서 소통의 관계를 통해 진실성을 갖고 회복하기 바라는 작가의 바램이 담겨져있다. 외면과 내면의 일치가 가능한 이상적인 인간의 삶, 진설성을 담은 인간관계, 그리고 소통을 통한 관계의 회복 작가의 진심어린 그의 작업을 통해 전달되길 바란다. 또한 그의 작업은 치열한 우리 사회로 인한 염증을 소통으로 풀어내는 한 방법으로서 내딪는 하나의 시작점일 것이다.

본 전시는 예술공간 봄에서 기획하였으며,
전시는 오후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없습니다.

문의 ; 예술공간 봄(031-244-4519)
442-180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76-1(북수동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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