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는 첫 개인전”
-배종오 작가와의 인터뷰

배종오 개인전 ≪設計圖[설계도] ver.1/6
대안공간 눈 제1전시실
2014년 4월 18일 - 5월 1일

글. 정형탁          

 

  1. 전시명이 <설계도>입니다. 전시명이 작품제작의 한 과정, 즉 초기 진행을 담은 것처럼 직접적 이구요. 보통 전시명은 작품이나 전시의 주제를 드러내기 마련인데, 설계도라는 직접적인 단어를 썼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시의 주제를 드러낼 만한 이야기가 따로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 또는 주장으로부터 출발해서 그 이야기가 형태로 표출되어 나온 종류의 작품이 아니라, 단지 내가 타고 날아보고 싶은 비행기를 만드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주제는 딱히 뭐라 말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제가 이 작품들을 통해, 또 전시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게 무얼까 생각해보면 '나는 이걸 타고 날기 위해 만들 것이고, 이것들은 그 설계도들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실제로 가능할지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무작정 만든다' 정도인 것 같아요.

2. 작품이 재료의 날 것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비행체를 묶는 기관들의 재료들은 무엇인지? 재료 자체도 직접 만듭니까?

작품에 들어간 재료는 나무봉, 낚시줄, 철사, 아크릴파이프,E 링, 방수천, 수축튜브, 고무링, 스프링, 볼트, 넛트 등 입니다.

처음에는 알루미늄파이프로 완성도 있어 보이게 만들어 볼까 했는데, 알곤 용접을 할 줄 몰라서 작업도중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재료, 가벼운 재료가 뭘까 하다가 화방에 파는 목재건축 재료들을 봤습니다. 목재들을 사다가 접착제로 붙여봤는데 별로 튼튼하지 않고 금방 떨어졌어요. 그래서 낚싯줄로 묶어봤는데 아주 튼튼했습니다. 그리고 유연성도 있어서 작업도중 뒤틀림이 있거나 해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낚싯줄이 제일 튼튼하고 오래 가더라구요.

작업과정은 처음에 떠오르는 이미지(그냥 외형적인 모양보다는 주로 동력을 전달해서 추력과 양력을 얻는 구조와 장치를 떠올립니다.)를 드로잉 북에 손으로 그립니다. 큰 이미지가 나오면 이제 부분에 들어갈 세부 장치들을 모두 따로 그립니다. 그래야 중간에 큰 변경을 줄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모든 부분의 구조가 그려지면 도면작업을 합니다. 도면작업에서 조립 시 필요한 재료들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그런 뒤 나무봉, 아크릴파이프들을 도면대로 재단 후 묶고 끼우고 조립 합니다.

프레임구조와, 구동축이 되는 부분들은 모두 나무봉들로 구성하고, 바퀴나, 기어 등 완전한 형태를 갖춰야 하는 것들은 레이저 주문 재단해서 가져와 조립합니다.

3. 주로 비행기나 헬기를 만들었습니다. 비행체에 대한 관심은 보통 남자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건데 특별하게 작품의 동기가 될 만한 이유가 있나요?

구체적으로 어떤 시기에 어떤 경험 또는 충격을 겪고 비행기를 좋아하게 됐다 하는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좋아한 건 맞아요. 초등학교 때 제일 친한 친구랑 집근처에 있던 20층짜리 아파트에 놀러가서는, 분리수거더미에서 잡지를 한권씩 들고 20층까지 올라가아파트 복도에서 잡지를 한 장 씩 찢어 종이비행기를 만들고 날리던 기억이 나거든요. 둘이 서로 누가 멀리 오래 날아가나 계속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 밖에 또 원인이 되었을지 모르는 동기들을 떠올려보면,

(1) 제가 수원시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려서부터 비행기를 자주 봤습니다. 매일 그걸 보면서 신기해하고 마음속에 비행기에 대한 동경이 자라났나 봅니다.

(2) 본격적으로 심하게 비행기에 빠지게 된 건 중학교 때 시작한 무선모형 장난감을 접하면서 인 것도 같습니다. 무선모형 장난감을 시작하면서 그것들을 판매하는 판매점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거기엔 늘 비행기 헬리콥터들이 있었거든요. 무척 신기 했고 한번 만져보고도 싶었지만 너무 고가라 그러지 못했습니다.

(3) 그러다가 대학 3학년 때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드디어 무선모형 비행기를 처음 구입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직까지도 그걸 즐기고 있습니다. 내일도 날리러 갑니다.

어쩌면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그냥 보통 남자아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4. 환경조각이 전공인 걸로 압니다. 대학교 때 과제물도 주로 이런 작품들을 했는지?

학부 때는 이런 종류 말고도 '요즘미술(?)' 같은 그런 종류들도 했었습니다.

이건 2학년인가 3학년 때 했던 작품인데요. 제목은 <I'm Lovin' it>입니다.

그런데 언젠가 키네틱아트 작품들을 몇 번 접하고는 완전히 홀딱 반해서 3학년부터 움직이는 장치가 들어간 작품을 하나둘 만들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움직이는 장난감을 좋아해서 웬만한 움직임(크랭크, 기어 뭐 이런 것들)은 저한테 어려운 게 아니었기 때문에 작품에 응용하기도 쉬었고, 만들어 놓은 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제 스스로 너무 신기하고 대견스러웠습니다.

움직이는 장치가 들어간 맨 처음 작품은 이것입니다.

이건 뭐 거대기업의 대량생산품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현대인들, 어쩌구 뭐 이런 얘기라고 만들었던건데 저한테 내용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고, 저 콜라병 위로 뿜어져 나오는 콜라분수장치를 만드는 일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그 다음은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것은> 이라는 아주 느낌 있어 보이는(?), 겉멋이 잔뜩 들어간 제목을 붙였습니다.

저 위의 둥근 도넛형태의 아크릴이 아주아주 느린 속도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관람객들이 이걸 보면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착각을 유도하고 나중에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뭔가 놀라움을 주려는 의도, 그런 식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움직이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장치에 집착하던 때에 만들었던 작품은 <오름틀>입니다. 2008년도입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가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만들었습니다.

학교 내리막길을 자전거로 시원하게 달리다가 문득 들었던 "아 이거 여기에 날개만 달면 날겠는데?" 라는 생각이 동기가 되어 진짜로 자전거에 날개를 달아서 타보고자 했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은 <This is my airplane>, 2011년

5. 흔히 예술은 기술이나 공예와 다르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러한 모더니즘 사고 속에선 예술은 기술 이외의 무엇이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배종오의 작품을 두고 그런 평가는 없나요? 그리고 이런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런 지적들이 있었습니다. 그냥 모형비행기 같아! 공예적이야! 등등. 그래서 저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내 껀 뭐다라고 제 스스로 답을 내리기는 어렵더라구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러기도 싫었어요. 내 작품이 예술이 아닌 게 될까봐 두려웠거든요.

그래서 나름 예술의 정의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봤습니다. 그러고는 스스로 정의를 내린 것이 "예술은 인간을 감동시키는 기술이다"라는 거였습니다. 그 말이 완전히 틀리지 않다면, 제 작품도 예술이 될 수 있거든요.

제 이야기가 모순덩어리이거나 궤변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가끔 말합니다. "오 예술이야", 그리고 축구선수의 멋진 프리킥이 골대로 들어갈 때도 이야기합니다. "예술이네요".

저는 이것들이 모두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엄청난 기술을 가지는 사람도, 아니면 엄청난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으로 하여금 누군가를 감동시키는 사람도 모두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대미술이 가지는 예술의 특징이 뭔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게 존재한다는 건 느낌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작품에는 그런 점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래도 지금 저는 이것 말고는 별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고, 표현하고 싶은 특별한 방법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만들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던 거지만 그런 이유로 해서 방향을 바꾼다는 게 힘듭니다.

나중에 뭔가 재밌는 요소 그 기술이외의 무엇이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억지로 끌어내어 붙여넣기는 싫었습니다.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제 작품 앞에서 감탄해주는 사람들을 봤거든요.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괜찮습니다. 나중에 제가 세상을 좀 더 알고, 나이가 더 들어서 40대 중반 쯤 되면 뭔가 더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들어간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아직은 세상에 대해 뭔가를 주장하고 깊은 이야기를 드러낼 주제는 못 됩니다. 제가.

6. 제가 위 질문을 던진 이유는 굳이 예술(가)이란 것에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어섭니다. 소위 미술관이나 갤러리 오브제로서 현대미술은 ‘시장미술’로 기능하는 측면이 많고 일정정도 그것에 대응하여 제작됩니다. 그런 작품들의 한계치는 명확해 보이구요. 배종오의 작품의 유희적이고 기술적인 측면, 혹은 공예적인 측면 등은 그런 면에서 오히려 소중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런 류의 키네틱 아트로 불리는 동시대의 작가와 작품들이 이미 있습니다. 비슷한 류의 작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대학원 수업 때 봤던 다큐영상이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업 모습과 인터뷰들을 다룬 내용이었는데. 그 중 인상 깊었던 것이, 어느 사진 작업을 하는 여성 작가였습니다. 그 사람은 동물의 뼈다귀나 나무토막 같은 것들을 사진 찍는데(작품의 의도는 잘 모릅니다.) 그 사람의 작업은 직업으로서의 그것이 아닌 그냥 그녀의 일상 중 그저 한 부분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시를 위해 뭔가를 특별히 하지도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첨단의 인기를 누리는 작가는 아닌 것 같았는데 그 사람은 “내가 그냥 찍어 놓으면 어느 날 누군가 와서 내 작품들을 가지고 가 전시를 열어준다.”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그저 자기 자신을 위한 일상으로서 작업만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는, ‘예술 활동은 자기 자신을 위한, 자기 자신의 자연스러운 행동일 때 가장 본인 내면의 것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훌륭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작품을 보고 ‘테오 얀센과 최우람의 중간 정도의 것’ 같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한 때의 유행을 따라가는 그저 뻔한 키네틱 아트의 한 종류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스스로 생각해 본 것이, 아마도 제가 조선시대에 태어났거나, 아니면 현재에 어느 무인도에 떨어져 혼자 살게 되더라도 지금 만들었던 그런 종류의 뭔가를 만들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바로 지금 제가 누릴 수 있는,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일이고, 가장 솔직한, 또 자연스러운 일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류의 키네틱아트”라고 취급을 받더라도 그리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 이건 비슷할 수 있지만 아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술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작업은 언젠가 하게 될 날이 분명히 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특히 이번 첫 개인전만큼은 진짜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꼭 거기에 대응하는 요소를 일부러 첨가하려고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호기심으로 시작한 작업이 진행되고 진행되면 언젠간 자연스럽게 거기에 어울리는 모양새도 갖추게 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습니다. 테오 얀센의 초기작품도 매우 일반적인 움직임, 그리고 움직임의 이유가 그리 타당하게 여겨지지 않던, 또한 움직임 그 자체가 목적인 것 같았던, 심지어는 모터장치에 의해 공중에 매달린 채 혼자 움직이는 종류의 것이더니 차츰차츰 이야기가 깊어지고 움직임에 이유가 분명하게 묻어나던 걸 보면 저도 제 스스로의 것을 열심히 꾸준히 하다보면 분명히 뭔가 새롭고 깊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돋아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7. 1/60의 축소 모형입니다. 실제로 현실 가능성을 두고 제작하는 건가요?

1/60의 축소모형이 아니고 1/6의 축소모형입니다. 중량은 1/30로 계산했습니다. 실제로 현실 가능성을 두고 제작합니다. 제가 만든 구조 그대로라면 무게 때문에 실현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경량화만 가능하다면 실제로 움직일 수 있고 날을 수 도 있는 구조들입니다.

그런 점 때문에 '나는 내 작품을 예술이라고 하면서 너무 리얼리티에 집착한 것 아닌가?' ,'나는 예술가인가 과학자인가?' ,'나는 조각가인가 발명가인가'라는 고민을 항상 하고 있는데, 위에서 말한 대로 예술가라고 혼자 우기고 있습니다.

실현계획을 구체적으로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맨 처음 만들었던 작품 '<This is my Airplane>은 실제로 만들어서 타봐야겠다 라고 생각이 정말 간절했었는데, 인력으로 나는 비행기가 성공했다는 인터넷 기사와 동영상을 직접 본 후로는 조금 김이 빠져서 지금은 막연하게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단지 날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좀 더 독특하고 유리한 방식이 뭘까 고민하고 그런 종류의 것들을 연구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실현가능성에는 비중을 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존재할 것을 만든다는 생각이 있을 때 제 스스로 더 집중이 되고 기대감이 생기거든요.

8. 동력장치나 구조를 시각적으로 그대로 드러나게 제작한 이유, 즉 재료 날것의 느낌이 그대로 드러나게 만든 이유도 궁금합니다.

첫 번째, 저는 기계장치의 복잡하게 얽힌, 또는 일률적으로 배치된 구조에서 시각적인 매력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 느껴지는 역동감도 역시 그렇습니다. 그걸 드러내서 보이고 싶었습니다.(스위스 시계의 무브먼트가 투명창을 통해 드러남으로 매력을 느끼는 이유와 같은.)

그리고 그걸 드러내서 보이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서 한번 더 들어가면, 어쩌면 과시욕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 이런 걸 만들 수 있다. 나는 금세 이런 것들을 생각해 낼 수 있고, 복잡한 구조들도 눈을 감고 상상만 하면 머릿속에서 얼마든 그려낼 수 있다. 그리고 심지어 이것들은 실제로 날 수도 있다.’라는 생각. 사실 이런 생각에 혼자서 은근히 뿌듯해 하며 살고 있습니다.(웃음)

두 번째, 동력장치나 구조가 드러나지 않게 하려면 지금의 것에 뭔가를 덧씌워 가리거나 숨겨야 하는데요. 그럴 이유가 없었습니다.

제가 이번 전시된 작품들을 만들면서 가지고 있던 몇 가지 저만의 규칙이 있는데요. 그중에 중요한 하나는 ‘기능을 최대한 살리고, 쓸데없는 구조나 형태를 넣지 말자’ 즉 시각적인 치장이나 군더더기는 넣지 말자는 것입니다. 뚜렷한 동기나 이유없이 그저 그럴 듯해 보이고 예쁘게 보이는 요소를 넣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에도 분명히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마 거짓말을 하면 하루 종일 불안해 하는 성격과 임기응변에 소질이 없어서, 다른 말로 하면 순발력이 많이 떨어지는 탓에 그런 것들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한 장치였던 것 같습니다. 워낙 말을 잘 못하고, 글을 못 써서 예전부터 개인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개인전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작품을 설명하고 질문 받고 또 대답하고 하는 것들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한 가지가 바로 ‘아는 대로만 말하고, 있는 것만 말하자’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작업에도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분명한 이유가 있는 요소들만 넣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재료를 자르기 위한 길이를 결정하거나 구멍의 크기, 개수 등 어떤 사소한 것 하나 까지도 이유를 가지고 만들려고 고민 했습니다.

동력장치나 구조가 드러나지 않게 한 이유는 어쩌면 공기저항감소 또는 탑승자의 조종편의 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설계도 단계에서는 그리 중요한 이유가 아닙니다.

9. 놀이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입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이런 놀이본능마저 자본화되고 이데올로기화된다고 하죠. 오늘날 놀이는 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여가의 형태로 노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배종오 작품의 유희적 측면을 그런 점에서 반자본적이기도 하고, 오늘날 시장미술의 형식에서 반시장적이기도 합니다. 전적으로 이건 내 해석이지만 말이죠. 그러나 마냥 유희적 측면만으로 작품 제작의 추동력을 갖기엔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 결혼도 했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작품 제작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가능하면 유희적 측면을 더 가지고 싶습니다. 놀이가 직업이 되면 스트레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놀이는 놀이일 때 가장 즐겁고, 또 가장 즐거울 때 더 좋은 것들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살기 위해서는 현실에 맞춰야 하는데, 그런 방법이 뭐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엔 제가 너무 손발이 오그라들 것도 같습니다. 워낙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아직도 탐구하고 싶은 분야(주로 과학, 공학)가 많습니다.

기계장치에 대한 매력도 아직 너무 넘쳐나구요. 그래서 앞으로도 제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중의 어떤 부분을 작품으로 내놓고 싶습니다.

본 전시는 예술공간 봄에서 기획하였으며,
전시는 오후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없습니다.

문의 ; 예술공간 봄(031-244-4519)
442-180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76-1(북수동 231-3)
www.spacenoon.co.kr
메일 ; spacen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