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은의 <Found Gaze>
 
일시 ; 2015, 7, 3, 금 - 7, 16, 목
장소 ; 대안공간 눈 2전시실

작가와의 만남 : 2015. 7. 4 (토) pm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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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노트

Cigar Portraits

일상의 거리에서 쉽게 보이는 버려진 빈 담배곽은 이것을 수집한 작가의 손에 의해 인물 초상을 그리기 위한 캔버스의 맥락에 들어온다. 상품에서 쓰레기로, 그리고 다시 예술의 도구로 전유되는 담배곽은 그 육면체의 오직 한 면에만 회화가 그려짐으로써 상품의 즉물적 외관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담배곽은 회화 장르에서 새로운 매체 모색이라는 실험을 넘어, 응시 주체인 작가와 응시 대상인 인물화 모델 사이 중간에 위치한 캔버스의 영역에서 기호학 이론에 기댄다.

그것은 개인 소비자에 귀속됐던 사물의 전용이 제 용도를 소진해 버려짐으로써 익명으로 해체되고, 이 텅 빈 사물에 다층적 기의를 연결하는 작가의 작품 제작 과정에서 생산된다. 말보로, 던힐, 디스와 같은 다종의 상품과 상호 간의 상이함은 흡연자 기호(嗜好,taste)에 본래 관계되지만, 내용물이 없는 담배곽과 인물화의 매개는 자의적인 법칙에 의해 연결된 무형의 상징으로 작용할 뿐이다. 즉 공허한 기표가 된 담배곽은 비로소 작품 안에서 자유로운 독자성을 부여받는데, 작가는 이를 초상의 모델인 응시 대상에 적용되는 기호(記號,sign)로 이용하였다.

빈 담배곽에서 실제로 사라진 것들은 실재계의 비어있는 구멍에 호응하면서 그 공명을 통해 자신에 인물의 기의를 흡수한다. 이 비결정의 형상은 구겨지고 닳은 모서리와 포장이 제거된 담배곽의 외피 및 경량감을 통해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되는데, 여기에 더해진 인물화는 이러한 틈과 결에 파고들고 있다. 대상의 윤곽을 흐트러트리는 데 일조한 물감의 번짐과 유약한 연필선, 아래로 흘러내리는 잉크의 불안정한 선 같은 표현이 버려진 상품에 관한 같은 미감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비교적 절제된 표현 방식으로 그려진 일군의 인물화 역시도 같은 정서를 함유하는데, 이는 상실의 즉물적 실감을 갖고 있는 빈 담배곽의 정서가 무감각한 투명보다는 노스탤지어의 공허에 가깝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재현대상인 인물을 캔버스로 매개하고 의미를 확장한 사물은 도구적 본질과 귀속의 대상을 잃고 난 뒤 생긴 상실의 공백을 통해 새로운 맥락에 자리할 수 있었으며, 이는 인물을 응시하는 작가의 정서 속에도 또한 담겨있는 것이라고 보지 못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Gaze into Space

회화를 이름하는 평면성은 그것을 주시하며 발견되는 안료의 살아있는 질감에서, 회화를 분류하는 구상·추상의 경계는 형태를 읽는 인지능력의 변화에서 깨어지기 마련이다. 이는 완성된 작품 앞의 관람객 뿐 아니라 작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있는 작가에게도 예외가 되는 상황이 아니다. 제작자가 표현하는 대상이 눈앞의 사물이든 머릿속의 무엇이든, 화면 위 실재는 무정형의 반복과 저자성을 띤 물질이 빚는 우연한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던의 사라진 저자를 회화의 재료에서 찾는 논저가 과하지 않음을 증명하듯, 안료의 농도와 점성, 붓의 탄력과 기화재료의 변화는 결코 작가의 철저한 의도 하에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은 재현할 수 없는 마티에르를 스스로 형성하며 예술의 미감을 드높이는 데 일조한다. 나아가 두텁고 거칠게 파인 등의 양감을 제시하는 것도 물론이다.

결국 물질이 이룬 형상적 게슈탈트를 통해 우리는 그림을 본다. 그것을 회화라고, 구상이거나 추상이라고 일컫는 것이 용이하다면 그만큼 보는 이의 재미는 경감되었을 것이다.


Cigar Portraits(부분)|담배곽 위에 혼합재료|가변크기|2014-2015

 


Cigar Portraits|책| 20x14.5x1.4cm| 2015
 


무제|담배곽 위에 혼합재료|8.7x5.5x2.2cm|2014 *Marlboro Ice Blast 6mg
 


Gaze into Space(부분)|혼합재료|13x13cm(부분 크기)|2015

 작가 경력

오정은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사 재학

본 전시는 대안공간 눈에서 기획하였으며, 관람료는 없습니다.
전시는 오후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문의 ; 대안공간 눈(031-244-4519)
442-180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232-3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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